철규와 맥주 한잔 나누면서
철규 이야기 6·25 예순 여섯 돌을 경건하게 보내려 했는데 초등학교 동창 철규와의 약속 날자가 하필 이날 저녁으로 잡혔다. 막역한 사이였는데 어쩌다 보니 20 여년 이상 얼굴을 보지 못한 채 가끔 전화로만 목소리를 들어오던 터였다. 저녁 6시 반 서울대입구역에서 만났다. 살이 조금 빠지긴 했어도 옛모습 그대로였다. 친구가 일식집에 들어가 술 한잔 하자는 걸 내가 손목을 잡고 나와 인근의 돼지갈비집으로 갔다. 일식집 테이블이 요리사를 바라보고 빙 둘러앉는 형태라 마음에 들지않았다. 우리들만의 사적인 대화를 요리사들까지 엿듣는다는게 불쾌하고 거부감이 들었다. 돼지갈비 굽는 냄새와 연통을 타고 피어오르는 회색빛 연기가 역시 내 수준에 맞는 듯 했다. 난 철규가 그간 무엇을 했는지, 또 아이들은 어떻게 키워냈..
해외활동/친구
2017. 10. 13.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