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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활동

라마단 단상

개웅산 2017. 10. 19. 23:08

라마단 단상

 

세네갈은 이슬람 국가이다. 전체 국민의 94% 정도가 이슬람이고 4% 정도가 천주교 또는 기독교이다. 그러나 이슬람이 국교는 아니다. 이 나라에서도 크리스마스날은 공휴일이다. 부활절 다음날도 공휴일이고, 815일 성모승천일도 공휴일이어서 우리나라는 쉬지않는 공휴일이어서 매우 흥미롭다. 세네갈에는 이곳만의 이슬람 종파가 여러 개 있다. 그중 무리드파(Mouride)가 세네갈의 최대 종파이다. 무리드의 성지는 뚜바(Touba)라는 곳이다. 라마단을 포함한 각종 종교 축제일에 많은 사람들이 성지순례를 다녀온다. 돈이 없는 빈민들도 구걸을 해서라도 일년에 한번은 꼭 뚜바를 다녀와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다녀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보지 못했다. 세네갈의 종교로 정착이 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에서는 종교간 종파간 충돌이나 갈등은 볼 수 없다. 서로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상대방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기독교 축제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성당을 찾아 공연을 즐긴다.

 

라마단(Ramadan)은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에 실시되는데 이는 코란이 모하메드에게 전해진 것을 기념하는 달에 대한 종교의식이다. 이 기간 중에는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음식은 물론 물 조차도 먹거나 마시지 않는다. 때문에 보통 음식점들은 낮에 문을 열지 않아 우리 같은 비무슬림들은 점심 먹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사무실에서도 이 곳 사람들이 있는데서는 무엇을 먹을 수 없다. 이건 예의다. 보통 남자들은 특별히 중요한 일이 아니면 대부분 낮잠을 잔다. 그리고 하루 5번 기도를 거르지 않는다. 또 조금 지나다 보면 배고품 때문에 신경들이 날카롭게 서있는 경우가 많아 가급적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항들은 서로 말하기를 꺼린다.

 

처음에 난 라마단에 대해서 들은게 있어서 나도 금식에 동참하려고 결심했었다. 그래서 아침밥을 든든히 그리고 느지감치 먹고 출근했다. 물은 할 수 없이 사가지고 갔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지나자 파트너 여직원이 날 보더니 왜 밥을 안 먹느냐고 묻는다. 솔직하게 대답하니 웃으면서 관계치말고 그냥 먹으라고 한다. 그러더니 자기 방(세네갈은 직원들이 11실 사무실 시스템이다.)으로 들어가더니 빵을 들고 나온다. 난 깜짝 놀라서 아니 어떻게 라마단 기간 중에 빵을 먹지? 너 무슬림 아냐?”하고 물었다. 내 파트너는 한참 웃더니 라마단 금식이라도 여자들은 예외가 있단다. 즉 생리기간이거나 병 치료 중인 환자들, 어린이들은 먹을 수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나중에 금식을 해서 보충해야 한다고 한다. 난 중동지방의 근본주의 이슬람 의 무시무시한 이야기들만 들어와서 괜히 첨부터 겁을 먹은 것이다.

 

그러면서 나보고 청소원이나 경비들에게 희사 또는 적선을 하라고 한다. 기독교에서는 매월 소득의 10%를 헌금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슬람은 연간 소득의 2.5%를 빈자들에게 희사하면 된다. 한번에 할 수도 있지만 여러차례 나누어서 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기독교의 헌금은 교회에 내야하지만 이슬람의 희사는 사원 즉 성전에 내는 것이 아니다. 물론 낼 수도 있다. 대 기업가들의 경우 성전을 증축하는데 어마어마한 돈을 기부한다. 그리고 곳곳에 기부자들의 이름이 세겨진다. 그러나 보통은 스스로 희사하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얼마나 빈자를 위해 희사하는지 알길이 전혀 없다. 오직 알라만이 알뿐이다.

 

우리의 교회는 황금알을 낳는 기업이 된지 오래다. 거대한 성전은 하늘을 찌를 듯 치솟고 달변의 목사님들은 믿어야 영생을 얻는다고 설교하지만 항상 헌금이 빠지지 않는다. 그래서 헌금하지 않는 자는 설 곳이 없다. 물론 모든 교회가 그렇지 않음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는 마음이 가난한 자의 안식처로부터 거리가 멀어진지 오래다. 코란은 다양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일부다처제(4명의 여자까지 처로 맞이할 수 있다)며 돼지고기를 먹지말라는 이야기 같은 현대 문화생활과는 어울리지 않는 얘기들이 상당하다. 왜냐면 근본주의자들 처럼 고대문화의 일상생활이 배어있는 쿠란을 도대체 현대적인 사고방식에 맞게 고칠 생각을 안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란을 무조건적으로 배척할 것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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