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1. 이곳 세네갈은 공공장소에 자판기가 거의 없습니다. 대신 커피뚜바를 파는 노점상이 많습니다. 한잔에 75센트(약 150원 정도) 정말 싸요. 코이카에서는 불량식품이라 마시면 큰일 난다고 난리지요. 근데 사무실 옆 큰길가에서 커피 파는 덩치 큰 젊은이가 있는데 정말 순해요. 제가 가면, 저~만치서부터 "코이카"하고 반가워해요. 얘기를 해보니 하루에 커피 2000잔을 판대요. 더구나 쉬는날도 없이 일해요. 아마 한달이면 최소한 4백만 프랑, 우리돈으로 9백만원, 여기사람들 공무원 봉급이 한달 20만~30만 프랑이니까 20배 가까운 돈을 벌지요. 부자죠. 3명이 동업을 하는데 쉬는날엔 뚜바라는 곳으로 기도하러 가요. 어디 바캉스 가는게 아니고요. 근데 가슴아픈건 글을 못 읽어요. 그..
알라 이야기 사무실 앞 큰 길거리에서 커피를 판매하는 젊은 친구는 한달 30일을 일한다. 그런데 그 옆에서 죽치고 앉아 빈둥거리는 친구들도 꽤 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야채시장에 장보러 갔다가 잠깐 들려 어울렸다. 불어는 못해도 원주민 인사말은 전부 할 줄 알기 때문에 이들과 어울리는 건 문제도 아니다. 결국 영어로 애기를 하는데 어떤 녀석이 한참 미국, 중국, 일본, 한국을 들먹여가면서 떠들어댄다. 그래서 그 친구를 불러 영어로 천천히 말해 보라고 하니까, “미국, 일본, 한국, 중국 사람들은 세네갈에 와야만 이곳의 지식과 일어나는 일들을 알 수 있지만, 알라를 믿는 세네갈 사람들은 세계 어디든 가지 않고도 알라를 통해 모든 걸 알 수 있다” 고 한다. 대개 젊은이들은 종교나 세상사에 한번쯤은 뭔가 의..
생쥐와 동거하기 세네갈의 수도 다카의 심장부인 독립광장 부근의 작은 아파트에 들어와 산지도 1년이 넘었다. 집은 이 나라 소득수준과는 전혀 무관하게 하늘 높은 줄 모르게 비싸다. 그런데 지난 9월부터 우리집에 불청객이 하나 늘었다. 어느날 부엌의 기다란 쌀자루에서 생쥐가 폴짝 튀어나오는데 심장이 멎을뻔 했다. 그 긴 쌀자루에서 어떻게 점프를 해서 튀어나왔는지 혀를 내둘렀다. 이걸 어떻게 잡나, 쥐약을 놓나, 찐득이를 놓나, 아니면 쥐덮을 놓나, 갖은 방안을 연구하다가 나도 꾀를 하나 내었다. 핸드폰에 고양이 소리를 다운받아서 찬장 밑에 놓고 수시로 틀어놓았다. 가끔은 안방의 먹거리 저장 박스에서도 자기 전에 몇번 틀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효과가 있었는지 조용하더니 어느 날 거실에 불이 훤하고 소리가 나는..
www.paecon.net Post-Autistic Economics Review Kicking Away the Ladder: How the Economic and Intellectual Histories of Capitalism Have Been Re-Written to Justify Neo-Liberal Capitalism Ha-Joon Chang (Cambridge University, UK) There is currently great pressure on developing countries to adopt a set of good policies and good institutions such as liberalisation of trade and investment and strong pat..
우리가 망각한 가치들 우리 부처 바로 옆에 터키계 사립 중고등학교가 인접해 있다. 창문만 열면 아이들의 수업 광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떤 때는 학생들이 말을 안들어서 단체로 무뤂 꿇고 두 손을 든 채로 벌서는 광경도 볼 수 있다. 체육시간에는 개인별 체조용 메트를 깔고 운동하는 모습, 또 건너편의 높게 설치된 펜스 안의 잔디구장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축구하는 모습도 보인다. 물론 이 학교는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시설이 최고급이다. 세네갈 친구들도 이구동성으로 최고급 학교라고 부러워한다. 오늘은 방학을 마치고 드디어 개학하는 날이다. 그간 조용하던 학교가 아침 8시부터 시끌벅적 하니 붐볐다. 운동장에는 터키국기가 우리 초등학교 운동회 때 나부끼던 만국기 처럼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런데 난 운동장에서 매우 인..
세네갈의 라마단 라마단이 끝난지 벌써 보름이 다되어 갑니다. 6월말에 라마단이 시작되었을 땐 무척 걱정했습니다. 이 사람들 굶을 때 난 어떤 재주로 점심을 때우나하고요. 라마단 기간에는 보니까 대부분의 식당도 아예 문을 닫아요. 할 수 없이 집에가서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라마단 기간중에는 새벽 5시부터 밤 8시까지 금식이니까,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있는 사람, 없는 사람 모두가 하루 한끼(5시 이전에 아침식사를 해야하나 현실적으로 불가)로 라마단을 버티면서, 알라에 의지합니다. 계층간 종족간의 갈등이 라마단을 통해 승화되거나, 알라의 뜻에 맡기는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입니다. 따라서 이곳의 라마단은 현실적인 배고픔의 인내라기 보다는 속세적 고통을 다 함께 나누고 즐기는 ‘신의 축복’ 즉 ‘인샬라’..
부자의 나라, 아프리카의 비극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아프리카는 대부분이 정말 부자의 나라입니다. 다만 국민들이 가난할 뿐입니다. 엄청난 광물자원, 지하자원을 품고 있어서 아프리카는 실제로 부자의 나라이지요. 이러한 아프리카에 슬픈 비극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범은 바로 선진 강대국들의 다국적 기업입니다. 그들은 자국 정부를 등에 업고 석유, 금, 다이아몬드, 우라늄 등 엄청난 광물자원을 거의 공짜 수준으로 착취해 가고 있습니다. 어떤 나라는 다국적 기업이 채굴해서 거의 100% 가져가라고 국회가 합법적으로 승인한 나라도 있습니다. 최근들어 아프리카의 의식있는 지도자들이 등장해서 이러한 착취를 근절시키고 지하자원을 지키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국적 기업들이 자국의 힘을 빌어 교묘한 수..
말라리아 황열보다 더 무서운 병! 작년 11월 서초동에서 교육받는 동안 유독 세네갈이 각 종 질병의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었죠? 그 바람에 저도 쪼께 주늑이 들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기와서 모기장 없이 보름을 지내는 동안 황열은 안중에도 없고 말라리아도 까짓것 올테면 와라하는 심사였습니다. 공원에서 담요 하나로, 모스크 앞에서 스카프 하나로 추운 밤을 지세는 가난한 사람들을 바라보니 제가 사는 아파트는 그야말로 천국입니다. 특히 요즘 주말마다 다카의 대서양 해변을 따라 20키로를 걷고 있는데 처음엔 힘들었지만 이제는 별거 아니게 느껴집디다. 거리에서 물건도 10,000원 달라면 단돈 1,000원으로 왕창 깎는 기술도 익혔고요. 세네갈 친구들이 저보고 세네갈 사람보다 더 지독하다며..
리지린 / 윤내현 韓中日近現代史/人物 고조선은 한반도와 만주를 아우른 우리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국가였다. 1980년대 초 윤내현 교수의 주장은 사학계의 통설을 뒤엎으며 끝내 국사교과서를 수정하게 만들었다. 정년을 앞둔 노학자로부터 한국 고대사 연구 30년을 듣는다. 윤내현 교수는 1939년 전남 해남 출생으로 단국대 사학과,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했다. 평소 윤내현 교수(64·단국대 대학원장·동양사)는 말을 아끼고 몸을 낮추는 스타일이다. 30년 가까이 한국 고대사에 매달리면서 ‘비정통 역사학자’ ‘국수주의자’ ‘과도한 민족주의자’ 심지어 ‘북한 추종자’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기에 자연스레 몸에 밴 조심성이리라 짐작된다. 그런 윤교수가 요즘 부쩍 말수가 늘고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정년..